동남아시아 건축은 단순히 열대 기후에 맞춘 구조나 장식 양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지역의 건축물들은 기후, 지형, 종족별 문화, 공동체적 가치에 따라 매우 다층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섬 사라왁(Sarawak) 지역은 그중에서도 특수한 사례다. 이곳에서는 ‘롱하우스(Longhouse)’라는 전통 주택 유형이 수 세기 동안 공동체 중심 공간으로 유지되어 왔다. 롱하우스는 단순히 ‘긴 집’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그 속에는 다세대 공동체, 부족 문화, 공간의 공유와 위계, 상징적 권위까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여기에서는 사라왁주의 대표적인 전통 건축 형태인 롱하우스가 어떻게 공동체 사회 구조와 긴밀히 연결되며, 현대화 속에서도 여전히 기능하는 사회적 공간으로 남아 있는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