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건축은 신앙, 자연, 인간의 삶이 얽혀 만든 유기적 구조물이다.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섬에 위치한 보로부두르 사원(Borobudur Temple)은 불교 건축의 미학과 철학이 가장 극적으로 구현된 걸작으로 꼽힌다. 이 사원은 8세기말부터 9세기 초 사이, 샤일렌드라 왕조 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당시 인도와 중국의 불교적 영향, 자바 지역 고유의 건축 전통, 힌두문화 요소가 결합한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높이 35미터, 총 9단으로 구성된 거대한 석탑 구조는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불교의 세계관과 깨달음의 과정을 건축적으로 형상화한 불교 우주관의 입체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건축사에서 보로부두르는 그 상징성과 정교함, 조형적 아름다움으로 독보적인 존재다. 구조적 배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