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 건축은 다양한 문화의 만남과 충돌, 그리고 융합의 과정을 통해 독특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특히 말레이시아 서부 해안에 위치한 말라카(Melaka)는 동서양 문명이 가장 극적으로 만난 장소다. 15세기 말라카 왕국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식민 지배를 거치면서 다양한 문화가 섞였고, 이는 도시 건축 양식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말라카 전통가옥은 말레이 전통 건축을 근간으로 하면서 유럽식 요소를 절묘하게 혼합한 형태로 발전했으며, 특히 베란다 구조를 통해 기후와 문화, 생활방식까지 아우르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냈다.말라카는 단순한 교역 도시가 아니라, 문화적 실험실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발전한 전통가옥은 ‘스트레이츠-중국인(Straits Chinese)’, ‘바바-논야(Ba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