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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구도심의 관청형 목조건물과 서민 주택의 대비

동남아시아 건축은 단일한 양식이 아니라, 역사, 계층, 문화적 층위가 켜켜이 쌓인 복합체다. 이 가운데 베트남 하노이(Hà Nội)의 구도심(Old Quarter)은 그 다양성과 복잡성을 가장 생생히 보여주는 공간이다. 1,000년 넘는 시간 동안 하노이는 왕조의 수도이자, 상업의 중심지였으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독특한 도시 풍경을 오늘날에도 간직하고 있다.하노이 구시가에서는 유독 관청형 목조건물과 서민 주택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공식 건물들은 목재 기둥과 중정(中庭)을 갖춘 정형적 배치를 따르며, 질서와 권위를 상징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반면, 골목골목을 채운 서민 주택들은 협소하고 비좁은 공간 속에서도 유연성과 생명력을 품은 건축적 실험장처럼 보인다. 하노이 구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관청형..

발리 힌두 사원의 입구 조각과 지역 신화 반영 방식

동남아시아 건축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신화와 종교,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정신적 풍경을 만들어왔다. 특히 인도네시아 발리(Bali)는 동남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독특한 힌두교-토착 신앙의 융합 건축을 보여주는 섬이다. 발리의 사원은 단순히 신을 모시는 공간이 아니라, 우주적 질서와 인간의 삶, 그리고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는 입체적 상징체계다.발리 사원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입구 조각이다. 사원의 입구는 단순한 출입 통로가 아니라, 물질세계와 신성 세계를 가르는 경계선으로 인식되며, 다양한 신화적 조각과 문양으로 가득 채워진다. 이 조각들은 발리 힌두교의 신화와 전통적 세계관을 반영하면서, 건축물 자체를 살아 있는 이야기책처럼 만든다. 여기에서 발리 사원의 입구 조각이 어떻게 지역 신화를 표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