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 건축은 단지 주거나 종교적 기능을 넘어서, 사람들의 생각, 언어, 삶의 방식까지 담아내는 입체적 표현 수단으로 작용한다. 특히 태국 동북부의 이산(อีสาน) 지역은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라오어에 가까운 방언을 사용하는 독특한 문화권으로, 이 지역의 건축물에는 단순한 구조를 넘어 언어와 정체성, 공동체의 감성을 반영하는 조형적 표현이 가득 담겨 있다. 사원, 마을 회관, 학교, 마을 입구 표지석에 이르기까지, 이산 방언으로 새겨진 문장과 조형물은 단지 장식이 아니라 건축을 매개로 한 문화적 메시지다.이 글에서는 태국 이산 지역에서 관찰되는 건축물 속 언어 조형의 방식과 그 의미, 그리고 어떻게 지역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는 전통적인 주거 구조나 기능 중심의 건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