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시아 건축은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철학과 권위, 상징을 공간에 담아내는 기술이 발달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의 고도(古都) 후에(Huế)는 응우옌(Nguyễn) 왕조 시기의 궁궐과 사당, 정원 건축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어 있어 베트남 왕실 건축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후에의 목조건축은 중국 건축과 닮은 점도 있으나, 베트남 고유의 음양오행 사상과 열대 기후에 맞춘 건축 기술이 독자적으로 융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이 글에서는 후에 왕실이 지은 주요 목조건축물을 통해 공간 배치, 재료, 조형, 철학적 상징성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를 분석하고, 동남아시아 건축에서 권력과 자연, 사상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건축 양식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구조물이 아니라, 왕권의 상징이면서..